캣츠아이 빌보드 200 1위, 하이브 'K팝 시스템 수출' 실험이 통했다

캣츠아이 빌보드 200 1위, 하이브 'K팝 시스템 수출' 실험이 통했다
AI 생성 이미지

하이브가 운영하는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미국 대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K팝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걸그룹이 이 차트 정상을 밟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기록의 무게는 한 주짜리 차트 성적에 있지 않다. 한국식 아이돌 육성 모델로 한국 그룹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시장 최정상급 팝 그룹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하이브의 전략적 베팅이 검증받았다는 데 있다.

네 번째 정상, 그러나 경로는 다르다

한국 산업이 배출한 걸그룹이 빌보드 200 정상을 처음 밟은 것은 2022년이다. 블랙핑크의 Born Pink가 미국 차트와 영국 앨범 차트를 동시에 석권했고, 이 앨범은 이후 판매량 200만 장을 넘어섰다. 이번 차트 결과를 다룬 국내 보도에 따르면, 캣츠아이는 이 기록을 재현한 네 번째 걸그룹으로 짧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 정상 등극과 이번이 갈리는 지점은 경로다. 앞선 그룹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던 그룹의 음악이 미국 청취자에게 건너간 경우였다. 캣츠아이는 공식을 뒤집었다. 하이브는 서울에서 다듬어온 아이돌 방법론 — 오디션 기반 캐스팅, 장기 트레이닝, 치밀하게 설계된 데뷔 전개 — 을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한 그룹을 만드는 데 적용했다. 국내 평가도 정확히 이 지점을 짚었다. 어느 한 곡이 아니라 하이브의 제작 시스템 자체가 검증받았다는 것이다.

상업적 신호는 차트 밖에서도 확인된다. 캣츠아이의 구글 검색량은 데뷔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이번 1위가 팬덤이 끌어올린 일시적 판매 급증이 아니라 청취층이 실제로 넓어진 결과이며, 1위 소식이 그 확장을 다시 증폭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베팅을 건 회사, 하이브

하이브가 이 정도 규모의 미국향 실험에 자금을 댈 수 있었던 것은 그 뒤에 있는 기계 덕분이다. 회사는 2005년 2월 프로듀서 방시혁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세웠고, 2021년 3월 말 하이브로 사명을 바꿀 때까지 그 이름으로 운영됐다. 서울의 중견 기획사가 글로벌 음악 대기업으로 변모한 과정의 대부분은 방탄소년단(BTS)으로 설명된다. BTS는 2010년 첫 멤버 RM 영입을 거쳐 2013년 6월 데뷔했다.

그 역사가 지금은 탄탄한 재무 기반을 떠받치고 있다. 하이브 공시 기준 2025 회계연도 연매출은 약 2조 6580억 원이다. 지배구조의 축은 여전히 창업자다. 방시혁은 2026년 1분기 기준 지분 약 28.4%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넷마블·두나무 등 기관이 주요 주주로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시장 논리 위에 세운 그룹이 미국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하이브의 성장 엔진이 특정 한국 그룹 하나의 수명 주기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 회사 내부에서도, 이들 주주 앞에서도 — 힘을 실어준다.

프랜차이즈의 완성형은 어떤 모습인가

데뷔 초기의 차트 1위가 이렇게 큰 전략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 카테고리의 선두 주자가 어디까지 갔는지를 보면 드러난다. 2016년 8월 경쟁사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블랙핑크는 초기 차트 돌파를 — 2018년 싱글 ‘뚜두뚜두(Ddu-Du Ddu-Du)‘는 한국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영국 싱글 차트에 진입하고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 인증을 받은 곡이었다 — 누적 스트리밍 400억 회, 음반 판매 2000만 장이 넘는 수치로 집계되는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 2023년에는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 헤드라이너에 올랐고, 2022~23년 월드투어는 역대 모든 여성 그룹 투어의 매출 기록을 넘어섰다.

하이브가 겨냥하는 천장이 바로 그 지점이고, 이 비교는 동시에 남은 질문을 규정한다. 블랙핑크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10년 가까운 투어와 브랜드 파트너십, 쌓아 올린 카탈로그 위에 세워졌다. 캣츠아이가 지금까지 손에 쥔 것은 차트 순위와 검색량 급증이다. 하이브가 이것을 투어 동원력과 지속적인 앨범 사이클 — 히트 그룹을 오래가는 프랜차이즈로 바꾸는 수익 층위 — 로 불려갈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주가 한국 산업의 새로운 수출 카테고리가 열린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그 정점으로 남을지가 갈린다.

Sources (4) — Newsis (Entertainment) · The Korea Economic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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