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BTS 보이콧 2주 만에 '아시안 팝' 부문 재검토 시사

그래미, BTS 보이콧 2주 만에 '아시안 팝' 부문 재검토 시사
AI 생성 이미지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가 신설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손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방탄소년단(BTS)이 이 부문 신설에 반발해 그래미 어워드 보이콧을 선언한 지 약 2주 만이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 그래미 최고경영자는 이번 갈등에 관한 성명에서 아카데미가 최근 BTS 소속사 하이브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K팝을 대표하는 그룹을 등 돌리게 만든 결정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첫 구체적 신호다.

보이콧이 끌어낸 공식 입장

순서가 중요하다. BTS의 보이콧 선언이 먼저였고, 아카데미의 반응은 약 15일 뒤에 나왔다. 그것도 조용한 실무 공지가 아니라 CEO가 직접 소속사와의 대화를 인정하는 성명 형식이었다. 다만 메이슨은 부문 폐지를 약속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고, ‘수정에 열려 있다’는 수준으로 입장을 표현했다.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고쳐 보겠다는 이 미묘한 차이 때문에 한국 언론도 이번 움직임을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백기인가"라는 물음표로 다뤘다.

인정인가, 격리인가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시상식 정치의 오랜 긴장, 즉 지역·장르 전용 부문이 아티스트를 예우하는 장치인지 주요 부문에서 밀어내는 울타리인지라는 물음이다. BTS는 2013년 6월 13일 빅히트에서 데뷔해 K팝의 세계적 확장을 이끌어 온 그룹이다. 그런 위상의 팀에게 ‘아시안 팝’이라는 별도 트랙은 인정이라기보다 천장으로 읽힐 수 있다. 시상식을 상대로 아티스트가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지렛대는 아예 불참하는 것인데, 대화의 중심에서 사라지지 않으면서 그 카드를 꺼낼 수 있는 팀은 극소수다. BTS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협상 테이블 맞은편의 회사

아카데미가 협상 상대로 지목한 곳은 작은 기획사가 아니다. 하이브는 방시혁이 2005년 2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설립해 2021년 3월 30일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회사로, 2025 회계연도에 매출 약 2조 6580억 원을 올렸다. 다만 순이익은 약 2544억 원으로 줄었다. 용산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한국거래소에 종목코드 352820으로 상장돼 있으며 2026년 기준 임직원은 893명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28.4%를 보유한 방시혁이고, 국민연금이 8.2%로 뒤를 잇는다. 메이슨이 말한 ‘하이브와의 대화’는 미국 음악 산업의 시상 기구와 한국 대중음악의 기업 중심축 사이에서 벌어지는 협상이지, 서운해하는 아티스트를 달래는 의례적 연락이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내놓은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아카데미가 보여준 것은 의지이지 실행이 아니다. 확정된 대체 구조도, 공표된 일정도 없고, 부문을 고치든 없애든 그것으로 BTS가 다시 참여할지에 대한 언급도 없다. 그럼에도 보이콧은 2주 만에, 부문 설계에 대한 공개 비판이 좀처럼 얻어내지 못하는 것을 얻어냈다. 해당 부문이 바뀔 수 있다는 CEO급 인정이다. 이것이 실질적인 개편이 될지 이름만 바꾸는 겉치레에 그칠지는 아카데미의 다음 발표가 답해야 할 질문이다.

Sources (3) — Maeil Business Newspaper · Newsen · The Korea Economic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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